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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LIE

[LIE]1화 아내의 죽음

by 인스비 2020.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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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저녁은 자기가 좋아하는 차돌박이 된장찌개를 끓여 놓을 테니 일찍 들어와요.”

그녀의 마지막 얘기였다.

 나는 회사에 출근하여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어느 덧 7시 퇴근시간이 지나 있었다. 마침 핸드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내가 죽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갔다. 집에 도착하니 8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문 앞은 경찰로 가득했고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제제를 하고 있었다. 이제야 현실감이 들었다. 나를 들어가지 못하게 제제하고 있던 경찰을 뚫고 집안으로 들어섰다. 집안은 난장판이 되어 있었고 앞에 있는 경찰이 소리를 지르는 것 같은 모습이 눈에 보였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집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모든 소음은 들리지 않았고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슬로우비디오처럼 천천히 흘러갔다.

 경찰들은 나를 잡아 밖으로 내보려고 하는 순간 아내와 아내 옆에서 아내를 보며 종이에 글을 쓰고 있는 한 사람이 눈에 보였다. 나는 아내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내가 아내를 부르면 아내가 "자기야 깜짝 놀랐지, 장난이 좀 심했나?"라며 당장이라도 일어날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소리쳐도 아내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경찰들의 손에 이끌려 밖으로 나와 집 앞 계단에서 넉이 나간 체로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경찰이 나를 찾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죽은 여성분과 어떤 관계이시죠?”

경찰이 물었다.

저는 남편입니다. 어떻게 된 일이죠?”

마침 남편 분께 여쭤보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잘되었네요. 현장 검증결과 독극물에 따른 사망으로 보여집니다. 자세한 내용은 부검 후 알 수 있겠지만 평소 아내 분께 원한을 가졌던 사람이나 금전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사람이 있나요?”

경찰은 내게 질문을 하며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경찰의 눈빛이 나에게 약간의 불안감이 생기게 만들었다.

평상시 아내는 남들에게 원한을 살만한 사람이 아니었어요. 남들한테 싫은 소리 한마디도 못하는 성격이거든요.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금전적으로 문제가 될만한 일도 없었고요.”

알겠습니다. 살인사건이다 보니 집안으로는 출입이 불가능합니다. 참고 부탁드리고 몇가지 더 물어볼게 있으니 지금 경찰서로 같이 가시죠.”

네 알겠습니다.”

곧 경찰의 안내를 따라 경찰차에 올라탔고 평소 집에서 경찰서까지 10분이면 가는 거리가 너무 길게만 느껴졌다. 차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느리게 지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어째서…… 어째서 내 아내인가? 누가 내 아내를 죽인 것일까?  10분이라는 시간에 내 머리 속은 한없이 복잡해졌다. 한참 머리 속이 복잡한 와중에 경찰서에 도착하였고 경찰의 안내를 받고 경찰서 안으로 들어섰다. 경찰서 안은 엄청나게 시끄러웠다. 술 취에 경찰과 실랑이하는 주정뱅이부터 어떻게 맞았는지 얼굴이 퉁퉁 부은 학생처럼 보이는 한 남자, 주변을 둘러보고 있던 중 경찰이 말을 꺼냈다.

여기는 너무 시끄럽죠? 취조실은 조용하니 그쪽으로 잠시 가시죠?”

, 조용한 곳으로 가시죠

경찰은 취조실로 나를 안내하였고 나는 그 뒤를 따라서 걸어갔다. 경찰은 나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손짓하였고 나는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경찰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침에 출근하실 때 아내 분이 특이한 점은 없으셨나요?”

, 여느 아침처럼 특이한 점이 없었습니다.”

아내 분이 불안해 보이신 다거나 평상시에 하지 않는 행동을 하신 다거나 그런 행동들이 없으셨다는 거지요?”

네 제가 느끼기에는 그런 점이 없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조사가 끝나야 될 거 같으니 협조 부탁 드리겠습니다. 혹시 지내실 만한 곳은 있으신지요?”

글쎄요 지금은 시간이 늦었으니 근처 모텔이나 찜질방에서 오늘 밤은 보내고 생각해 봐야죠.”

그러시면 저희가 숙소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따로 지내실 때가 없으시면 수사가 끝날 때까지 저희가 제공해 드리는 숙소에서 지내시지요.”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합니다.”

아직 조사 중 이여서 그런지 경찰은 별다른 질문 없이 나를 경찰서 근처 모텔로 안내를 했다. 모텔에서 306호실 키를 받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섰다. 엘리베이터를 내리자 문이 방음이 안되는지 사방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순간 방안에서도 이 신음소리를 들어야 하는 생각에 잠시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아내가 생각이 났다. 두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눈물을 닦은 후 방 앞으로가 문을 열고 침대에 몸을 뉘였다. 방안으로 들어오니 걱정과 다르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고독한 정적이 흘렀다. 아무 생각도 없이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다 이내 아내의 죽음에 대한 문득 생각에 사로 잡혔다.

아내는 독살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경찰이 알고 연락을 주었을까? 집에서 독살된 사람을 어떻게 알고 경찰이 연락을 준 것인가? 평상 시 아내에게 원한을 가질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누워 혼자 생각을 하고 있자니 만가지 생각이 나를 잠식해온다. 그러다 어떻게 경찰이 알았지? 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메운다. 이내 아까 경찰서에서 받은 경찰 명함을 손에 들고 한참을 들여다보다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저 죽은 여자 남편인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상한 점이 있어서요.”

이상한 점이요? 잠시만요 혹시 수사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으니 메모 좀 하겠습니다. 이상한 점이 뭐지요?”

아까 아내가 독살이라고 하셨죠? 그런데 어떻게 알고 경찰이 출동 하신 거죠?”

아 그건 옆집에서 신고가 들어왔어요. 옆집에서 큰소리가 나서 너무 소란스럽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아마 독극물을 드시고 괴로움에 몸부림치면서 큰 소음이 발생한 게 아닌가 십습니다.”

옆 집에서 신고를 했다는 경찰의 말을 듣고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생각에 잠겼다. 얼마 전 새로 이사 온 젊은 남자, 요즘 시대에 이사 왔다고 떡을 돌려 아내와 '요즘 떡을 돌리는 사람도 있네'라고 하며 이야기 하던 청년이다.

혹시 신고가 접수된 시간이 언제였나요?”

글쎄요 제가 신고를 받지 않아서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 궁금할 실 내용이 많을 테니 어느정도 수사 보고서가 완료되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아직 저희도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아서요.”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생각이 복잡해졌다. 독극물을 먹은 후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독극물 중독 현상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는 정보도 없을 뿐더러 독극물에 따라 다르다는 얘기 뿐 이였다. 아내가 먹은 독극물은 무엇일까? 아내가 쓰러져있던 모습을 생각했다. 의학 지식이 전무한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독에 중독 이였는지 왜 죽었는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잠시 물을 마시러 일어났을 때 벌써 해가 뜨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침 일찍 상사에게 전화를 하여 현재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휴가를 받았다. 마음의 정리를 잘하고 복귀하라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통화를 끊었다. 그 후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왔다. 머리가 너무 복잡해 그냥 정처없이 걷고 싶었다. 근처 공원으로 가서 걸었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아침부터 공원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걷는 동안 생각이 정리 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머리 속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얼마를 걸었을까?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안녕하십니까? 김상호씨 맞으시죠?”

 , 제가 김상호입니다.”

 잠시 경찰서로 와주셔야겠습니다.”

 무슨 일이시죠?”

 아내 분 부검 동의서를 작성해 주셔야 됩니다.”

 부검 동의서를 작성해 달라는 경찰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내의 죽음에 대해서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부검을 해야겠지만 죽은 아내의 몸에 칼을 대는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어떻게 아내가 죽었는지 정확히 알려면 부검을 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네 지금 경찰서로 가겠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공원에서 경찰서까지 거리가 멀지 않아 걸어서 경찰서를 갔다. 경찰서 문을 열고 들어가니 곧 낯이 익은 경찰이 다가왔다. 이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경찰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여기 잠시 앉아서 기다리는 말과 함께 경찰은 나갔다가 종이 몇 장과 펜을 들고 나타났다.

 부검 동의서입니다. 하단에 서명해서 주시면 됩니다.”

 경찰이 내민 종이를 천천히 읽어 보았다. 이내 경찰을 보고 질문을 했다.

 수사는 잘 진행이 되고 계신가요?”

 지금으로서는 뭐라고 말씀을 드릴 말씀이 없네요. 국가수에서도 현장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수사를 계속 진행하면 뭔가 단서를 찾을 수 있겠죠. 저희 경찰을 믿으시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알겠습니다. 혹시 새로운 진행 내용이 있으시면 연락 부탁 드리겠습니다.”

 수사를 기다려 달라는 말이 나에게는 별로 기대가 되지 않았지만 서명한 부검동의서를 건내 주고 경찰서를 나왔다. 이내 경찰을 믿고 기다려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서를 나와 근처에 있는 PC방으로 갔다. 사설 탐정이라도 알아볼 심상이었다. PC방에서 탐정에 대해서 검색을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탐정사무소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았다. 그나마 몇개의 탐정사무소은 불륜 전문 탐정이라고 나와 있어 신뢰가 가지 않았다. 역시 살인사건에 대한 탐정의 이야기는 만화가 영화에서만 나오는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검색해봤자 도움이 되지 않을거라 생각이 들어 PC방을 나왔다.

 다시 무작정 공원을 걸었다. 걷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걷는 동안 문득 내가 직접 조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문구점을 가서 포스트잇과 노트 펜을 가서 경찰이 잡아준 모텔로 들어갔다. 3시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들어가는 복도에는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신음소리에 짜증이 났지만 곧 방에 들어가니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방을 들어가자마자 구매한 노트를 펴고 그 날의 일을 생각했다.

 나는 아침 7시에 집을 나섰고 오후 7시에 경찰에게서 아내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후 8시쯤 집에 도착을 하였고 그 때 경찰들은 집을 수사하고 있었다. 아내는 독극물로 죽었으며 신고는 옆집 청년에 의해서 되었다. 현재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은 이게 전부였다. 이래서는 범인을 찾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의심이 가는 사람을 용의자를 생각해보았다. 아무래도 처음 신고를 한 그 청년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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